"손을 가져와야 실제 같은 VR 경험 구현 가능할 것"

가상현실(VR)을 체감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는 어디일까?  눈과 뇌가 있는 머리일 것이다. VR 헤드셋을 쓰는 순간 머리는 VR의 중심이 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VR에 실제 같은 느낌, 이른바 '현존감'을 불어넣기는 부족할 수 있다.

와이어드의 가상현실(VR) 전문기자 피터 루빈이 쓴 '미래를 와 있다'를 보면 머리와 함께 손도 VR 경험에서 중요한 요소다. VR에서 사용자가 자신의 손을 보면서 무엇을 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면 현존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모바일 VR과 PC기반 VR의 차이점을 설명한 바 있다. 전자는 더 저렴하고 이용하기도 쉽다. 그냥 스마트폰을 헤드셋에 끼우기만 하면 알아서 잘 돌아간다. 반면에 전용 VR 헤드셋은 탁상 컴퓨터의 더 강력한 처리 장치와 게임 콘솔에 의지하므로 더 탄탄한 현존감을 줄 수 있다. 대신에 대개 컴퓨터와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어야한다. 물론 비용 부담도 있다. 전용 헤드셋 장비를 구입하려면 수백달러가 드는 반면에 삼성의 기어 VR이나 구글의 데이드림 뷰 같은 모바일 헤드셋은 수십달러면 할 수 있다.

모바일 VR과 고성능 VR 사이에는 한가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다. 즉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입력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비디오 게임 세계에서는 입력이 컨트롤러를 통해 이루어진다. 컨트롤러는 단순한 조이스틱에서 엑스박스의 게임패드, 대단히 복잡한 자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온전 게임을 하거나 록밴드의 공연을 즐길때는 플라스틱 운전대나 기타도 입력 장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2010년대 초에 VR이 다시 출현하자 입력이라는 문제가 논쟁거리로 대두되었다. 사실 이 논쟁은 여러 방면에서 불붙었다.

그 문제는 실용적인 측면과도 관련이 있었다. 헤드셋을 끼면 손으로 무엇을 하는지 볼수가 없을 것이므로 직관적인 장치가 필요했다. 다시 말해 자판과 마우스를 쓸 수가 없는 것이다. 기존 게임 컨트롤러도 너무 복잡할 수 있다. 입력 논쟁에서 더 흥미로운 부분은 현존감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까 하는 쪽이었다. VR 헤드셋을 쓰면 머리가 사실상 가상의 중심이 된다. 그런데 손도 현존감을 느끼도록 만들 방법이 없을까? 다시 말해 손을 VR에 들여올 수 있을까?

현재 나와 있는 컨트롤러 기술들은 손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지만 VR안에 손을 가져다 주는 수준은 아니다.

손 현존감의 기본 요소들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등장해왔다. 닌텐도가 만든 위 비디오 게임 콘솔이 전 세계에서 유행하게 된 데에는 복잡한 게임 패드가 아니라 공간에서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손에 쥐는 리모컨 덕분이기도 했다. 게임 콘솔은 당신이 그 위모트를 어떻게 들고 있는지, 그것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한다. 

당신은 위모트를 칼이나 볼링공, 게임 개발자가 상상할수 있는 온갖 것으로 쓸 수 있다. 조심하지 않으면 현실에 있는 텔레비전 화면을 부수는 데에도 쓸 수 있다. 개념상 유사한 이 앞서 나온 장치들 덕분에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형태의 컨트롤러는 사실 쉽게 만들 수 있었다. 지금 가장 잘 팔리는 두 모바일 VR 헤드셋에는 본질적으로 닌텐도 위 컨트롤러의 축소판이라할 소형 리모콘 장치가 내장되어 있다.  VR에서 그것을 레이저 지시기로 삼아 경험을 선택하고 탐사할 수 있다. 게임 컨트롤러로 쓸 때는 낚싯대나 회중전등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비록 이런 리모컨 방식의 컨트롤러가 손을 쓸수 있게 유도하긴 하지만 VR안에서 당신에서 손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려면 더 성능 좋은 탁상용 VR 장치에 연결된 컨트롤러를 써야 한다. 이 장치는 매우 중요한 일을 한다.

첫째 컨트롤러의 위치와 방향을 토대로 모사한 손을 VR 안에서 제공한다.  시각적으로 모사하는 것이 아니므로 가상의 손은 당신이 끼고 있는 반지를 끼고 있지 않을 것이고 모양이나 피부색이 손과 똑같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뇌는 그런면에서 꽤 쉽게 속는 경향이 있다. 가상의 손이 당신의 손과 뚜렷이 차이가 난다고 해도 신체 소유 감각이 가상의 손으로 쉽게 옮겨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있다. 사실 자신의 가상의 몸에 대한 지각은 현실 세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참가자들에게 비만 상태의 가상의 몸을 제공했더니 마른 몸을 제공한 이들에 비해 머리를 더 느리게 움직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둘째 이 컨트롤러는 지극히 직관적이다. 비디오 게임을 전혀 해본적이 없는 사람에게 주어도 잠깐 연습을 하면 다루는 법을 금방 터득할 것이다. 이렇게 단순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컨트롤러의 버튼들이 생활에서 손을 사용하는 방식에 맞게 알맞게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HTC의 바이브의 손잡이 형태의 컨트롤러를 써서 VR 안에서 물건을 집으려 할 때는 컨트롤러 뒤쪽에 있는 방아쇠 비슷한 단추를 사용한다.  방아쇠를 잡아당기는 행동은 손을 쓰는 방식에 가깝기 때문에  실생활에서의 움직임은 VR에서 손으로 하는 움직임과 유사하다.

셋째 현실에서의 손 움직임을 VR로 들여온다. 예를 들어 오큘러스 터치 컨트롤러의 누름 단추는 정전식이다. 터치 스크린처럼 손가락이 접촉할 때만 알아차리는 방식이다. 손을 흔들거나 무언가를 가리키거나 엄치를 치켜올리거나 하는 단순한 움직임을 실행하면 컨트롤러는 그 움직임을 번역하여 가상의 손에 비슷한 움직임을 일으킨다. 완벽한 추적,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손이 자연스러운 자체를 취할수 있게 하는 인체공학적 디자인, 몸짓의 번역 등 이 모든 것이 하나로 결합될 때 손 현존감을 실현할 수 있다. 이제 당신의 머리마이 아니라 손도 VR로 들어간다.

지금까지 말한 내용들은 모두 VR 컨트롤러의 1세대라고 하는 것들에 적용된다는 점이다. 앞으로 나올 HTC 바이브의 컨트롤러는 손으로 쥐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라 손에 부착하는 형태로 손을 움츠리거나 펼침으로써 물건을 쥐거나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립모션은 손가락 추적 감지기를 스마트폰이나 VR 헤드셋에 내장시킬 수 있을 만큼 작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 장치를 처음 사용할 때 나는 작은 가상의 상자들을 손가락으로 집어서 수건 위에 죽 쌓아보고 싶은 충동을 이기지 못했다. 다시 말해 VR 시스템에서 컨트롤러가 완전히 사라짐으로써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그린 미래가 마침내 실현될 날이 올 수 있다.

더 나아가 손 현존감이 반드시 손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HTC는 어떤 물체, 어떤 신체 부위에는 부착하여 바이브의 VR로 불러들일 수 있는 작은 착용형 추적기를 판매중이다. 사람들은 장난감총, 테니스 라켓, 심지어 장난감 야구 배트에 붙여서 가상 경기를 한다. VR에 빠져서 신나게 놀다가 실수로 가여운 야옹이를 밟는 일이 없도록 고양이에게 추적기를 붙이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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