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율주행차 시대를 맞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10가지 질문

RSS 피드를 정리하다 4년 전 스크랩해두었던 기사를 다시 꺼내보게 됐다. 저명한 IT산업 분석가 호레이스 데디우의 짧은 리포트다. 이름하여 '자동차 산업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

번역 블로그인 뉴스페퍼민트에도 소개됐다. 뉴스페퍼민트는 뉴스 번역 쪽은 별로지만, 이런 리포트성 번역은 아주 좋다. 

이게 벌써 2015년 글이다.

테슬라가 등장했지만 여전히 전기차가 낯선 시절이었고 자율주행차는 '해외토픽(?)'에서나 보던 이야기였다. 불과 4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태동이 시작된 지금, 자동차 산업을 바라보는 호레이스 데디우의 관점은 여전히 유효할까? 당시 그가 거론한 10가지 관점을 하나씩 뜯어 보자.

1. 포드를 디자인 하는 것보다 페라리를 디자인하는 게 쉽다?
: 결코 전기차(따위)는 만들지 않겠다던 페라리도 "전기 슈퍼카가 있다면 페라리가 첫 번째가 될 것"이라고 최근 입장을 바꿨다. 페라리는 전기차로 바꿔도 페라리다. 포드나 현대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2. 저사양 모델의 파괴적 혁신은 보급 초기에 나타난다?
: 테슬라를 예로 든다면 그렇다.

3. 중요한 혁신은 (자동차가 아니라) 생산 시설에 있다?
: 과거 테슬라는 포드나 GM, 토요타, 현대처럼 방대한 생산 설비를 갖추지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2018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으로 인해 잠시 파산설까지 나돌 정도로 혼란에 휩싸였다. 지금도 테슬라의 생산 능력과 품질은 균일하지 않다. 전기차 분야에서 테슬라 다음 혁신이 일어난다면 아마도 배터리가 아닌 생산성에서 일어날 것 같다.

4.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도로를 분석하라?
: 도로에 센서를 심은 스마트 도로가 미래 자동차 산업의 선결조건이라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도로는 그대로 두고 각종 주행 센서를 장착한 자율주행차량의 등장으로 도로 시스템이 가지는 효율성이 다소 빛바랜 느낌이다. 현재 자율주행차는 일반 도로 여건에서 빠르고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5. 자동차 구동방식에 기반한 혁신은 없었다?
: 전기 모터는 내연기관만큼이나 오래된 구동방식이다. 단지 100년 전보다 효율이 좋아진 것. 단, 10분 충전에 500km를 달릴 수 있는 대용량 급속충전 배터리가 기대되고 있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내 차에 장착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6. 중국은 가장 큰 생산 공장이며 소비국이다?
: 적어도 전기차 분야에서는 10년 후 세계 최고의 전기차 선진국이 되어 있을 것 같다. (자동차 선진국이라고는 안했다)

7. 모든 자동차 사업자는 서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최근 폭스바겐의 움직임을 보면 ... 기존 완성차 업계의 저력을 무시하지 못한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빠르지 않지만 차근차근 접근하는 모습이다. 비록 토끼(테슬라)가 먼저 출발했지만, 인프라가 완비된 거북이(완성차 업체)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8. 운전자에게는 교통 문제가 자동차보다 중요하다?
: 기존 내연기관차량은 자동차 자체를 소유하는 의미가 컸다. 그런데 전기 자율주행차량의 경우 소유는 큰 의미가 없다. 빌리거나 공유하는 게 유리하다. 택시를 탈 때 택시의 차종이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듯이 말이다.

9. 계약 생산은 없다?
: 2015년에도 그랬고 2019년에도 여전히 쉽지 않다. 테슬라 역시 외주 생산보다는 자체 공장에서의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10. 빨리가는 차보다 오래가는 차 만들기가 더 어렵다?
: 속력, 특히 가속력면에서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를 능가한지 오래다. 단지 빠른 속력을 오랫동안 유지하기가 어려울 뿐. 테슬라가 400~500km, 쉐보레, 현대 등 보급형 전기차가 200~400km 주행거리를 지닌다. 여기에 에어컨이나 히터를 가동한 실제 주행거리는 20~30% 가량 더 줄어든다. 집-직장간 고정 주행이 아닌 이상 아직 충전소 걱정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실제 전기차 운전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주행거리도 문제지만, 충전시간도 부담이라고 한다. 가솔린이나 경유처럼 10분 안에 만충전은 아직 불가능하다.

아직 국내 도로에선 테슬라보다 르노 트위지가 더 많이 눈에 띈다.


이러한 질문들 역시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것 같다.

지난 4년간 많은 문제들이 해결됐고 앞으로 4년 후에는 더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다. 100년 역사의 자동차 산업이 이제 내연기관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신을 위한 몸부림을 한층 더 벌일 때다. 나 역시 다음 번 차량 구입은 전기차다.
아니 ... 구입이 아닌 구독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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