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콘텐츠 기업을 꿈꾸는가?

컴퓨터에서 스마트폰 제조사로 변신, 이제는 콘텐츠?

 

애플이 25일(현지시각) 신제품을 대거 발표했다.
그런데 기대했던 신형 매킨토시나 아이폰 같은 하드웨어 제품이 아니다. 그렇다고 맥OS나 iOS 같은 소프트웨어도 아니다. TV와 뉴스, 게임, 신용카드가 이번 애플 신제품 발표의 주역들이다. 

키노트에서 팀 쿡 애플 CEO 역시 제품이 아닌 '서비스'를 강조했다. 어쩌면 애플 42년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애플TV

이번 신제품 발표에서 애플이 가장 힘주어 강조한 것이 애플TV 서비스다. 스티븐 스필버그, 제니퍼 애니스톤 등 할리우드 톱스타와 감독이 직접 키노트 무대에 올라 애플TV 를 소개했다. 전형적인 애플식 깜짝쇼다. 

애플TV가 셋톱박스 하드웨어를 중심이라면 애플TV 는 스트리밍 영상 콘텐츠가 중심이다. '타도 넷플릭스'라는 외침이 화면 밖에서조차 들리는 듯하다. 스티브 잡스의 '취미'였던 애플TV가 이제야 방향을 잡았다. 정식 서비스는 올가을 예정이며 콘텐츠 사용료 역시 밝히지 않았다.

애플 뉴스

기존 애플 뉴스스탠드의 확대개량형이다. 월스트리트저널, LA타임즈, 뉴요커, 내셔널지오, 보그 등 300여 종의 신문/잡지 구독이 가능한 점은 그대로다. 월 이용료는 9.99달러. 미국과 캐나다 외 국가 지원은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그러나 한글 콘텐츠가 지원될지는 여전히 미지수. (아마 안될거야 ...)

애플 아케이드

죽은 피핀(Pippin)이 살아 돌아왔다

올드맥유저라면 애플 아케이드를 소식을 듣고 위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피핀은 90년대 애플이 시도했던 게임 콘솔기기의 이름이다. (물론 망했다) 애플 아케이드는 말 그대로 애플에서 주도하는 게임 서비스다. 제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개 이상의 게임을 무료 혹은 유료로 즐길 수 있다고. 이 역시 올가을 정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150개 국가 대상이라고 하는데 한국이 포함될지 오리무중. 가격 정책 역시 미정,

공교롭게도 하루 전 구글이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인 '스타디아'를 공개했다. 애플 아케이드는 다운로드가 가능하다고 하니 구글 스타디어처럼 스트리밍 전용 게임 서비스는 아닌 듯하다.  오랜만에 부활한 애플의 게임 서비스가 과연 어떤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흥미롭다.

애플 카드

의외의 서비스로 애플 카드가 등장했다. 마스터 카드, 골드만 삭스와 제휴, 애플 신용카드를 선보인 것. 말 그대로 애플이 만든 실물 플라스틱 '신용 카드'다. 물론 애플 페이도 지원한다. 올여름부터 미국에서 먼저 서비스할 예정이며 국내를 포함한 타국 출시는 미정.

연회비 없이 캐시백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고 하지만 딱히 두드러진 것은 없다. 가장 큰 특색은 애플다운 미니멀한 디자인. 심지어 카드 표면에 카드 번호도 없다. 과거 멋들어진 '디자인 덕분에' 국내 H 카드사가 큰 주목을 끌었는데 애플 카드도 그럴 공산이 크다. 물론 이 역시 국내 출시는 요원하다.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으로 ... 앞으로는 콘텐츠?

애플은 전통적으로 제조회사다. 
70년대 애플II 컴퓨터를 시작으로 최고의 개인용 컴퓨터 제조사였고 지금도 그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애플도 변화를 거듭해 갔다. 아이팟과 아이폰으로 모바일 시대를 이끌었고 아이폰은 현재 애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효자 상품으로 컸다. 상품은 다르지만 애플은 계속 '손에 잡히는 무언가'를 만드는 제조업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손목에서 책상 위까지 ... 애플은 전형적인 컴퓨팅 HW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던 애플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TV , 뉴스 , 아케이드, 카드는 각각으로도 꽤 진지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다. TV 는 넷플릭스에 대응하고 뉴스 는 구글 뉴스, 아케이드는 MS 엑스박스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과 비견된다. 보기에 따라 너무 거대해서 '제조업 마인드'를 가진 애플이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카드까지 선보였다. 애플이 콘텐츠를 수집하고 만들어 팔면서 계산대까지 점령한 꼴이다. 이러다 애플 뱅크(Bank)가 나와도 그다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애플이 선보인 각 서비스가 당장 시장 1위 업체를 누르고 승승장구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키노트를 통해 오랜만에 애플의 새로운 비전과 의도를 엿볼 수 있어서 즐겁다. 여전히 애플이 만든 멋들어진 하드웨어(매킨토시)를 좋아하지만, 그들이 만든 멋진 서비스를 누리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아! 물론 ... 한국에서는 여전히 물 건너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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