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은 2차산업혁명을 넘어설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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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세상을 뒤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것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몰고올 것인지를 놓고서는 논쟁이 있다. 특히 생산상 측면에선 4차산업혁명이 불러 일으킬 변화는 겉보기와 달리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주장들도 많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800페이지가 넘은 책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에 따르면 정보화로 대표되는 3차산업혁명, 그리고 로봇과 인공지능에 기반한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은 생산성 향상 관점에서 보면 1920~1970년대까지 벌어진 2차 산업혁명발 변화와 비교해 중량감이 한참 떨어진다.

혁신의 칭호는 에어콘, 세탁기, 자동차, 민항 비행기, 냉장고 등 2차산업혁명의 주역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생산성으로 표시되는 숫자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90년대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IT로 인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기는 했지만 2004년들어 기세가 크게 꺾였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며,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말에 나타난 제조업 생산능력의 급증, 수투자율의 상승, 노동생산성 증가에 대한 ICT 자본의 기여도 하락과 관련된 컴퓨터 가격의 빠른 하락률, 무어의 법칙에서 말하는 시간의 변화 등 네가지 요소는 독특한 방식으로 결합되어 1990년대의 닷컴 시대에 노동 생산성과 총요소생산성(TFP)의 증가율을 크게 밀어 올렸다. 하지만 최근의 자료를 두고 말하자면 닷컴 시대 같은 상황이 재현되리라는 조짐은 전혀 없다고 봐야 한다. 제조업 생산 능력은 2011년~2012년 기간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고, 2009년~2013년에 순투자율은 전후 평균의 거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래의 발명은 과거 위대한 발명의 맞수가 될수 있을까? 맞수의 기준은 혁신과 기술 변화의 영향에 대한 표준화된 경제의 척도, 즉 총요소생산성(TFP) 증가율이다. TFP가 비교적 빠르게 올라갈때는 비교적 혁신의 영향이 크고, 느리게 올라갈 때는 그 영향이 작은 것으로 판단된다. 시대를 통틀어, 이런 기준으로 비교하면 혁신의 속도와 혁신이 TFP에 미친 영향을 구별할 수 있다. 지난 10년동안 자료상으로 나타난 TFP 증가의 느린 속도로 판단할때 테크노 관련 신생 기업들이 거의 매주 수십억달러짜리 기업 공개를 하는 현재의 과도한 속도의 혁신에 비해 혁신의 외견상 미약한 영향력은 무척 대조적이다

1920~1970년대에 TFP가 급증한 것은 2차 산업 혁명에 대한 발명의 중요성을 반영한 현상이다. 3차 디지털 산업혁명은 미국인들이 정보를 입수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지만 2차 산업혁명 만큼 인간 생활의 전 영역으로 확대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우리의 해석이다. 2차 산업혁명은 음식, 의복, 주택, 주택 설비, 운송, 정보, 통신, 엔터테인먼트, 질병 치료와 유아 사망률 정복, 가정과 직장에서의 근로 조건의 향상 등 여러 차원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초래했다. 1920~1970년에 기간에 나타난 TFP 증가율의 급등 현상은 2차 산업혁명의 세 지류를 통해 절정에 달했다. 주간 고속도로를 이용한 고속 여행, 제트 민항기를 이용한 항공 여행, 그리고 에어콘 보급 등은 1940년 전에 이미 현재의 모습을 갖춘 뒤,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인공지능과 로봇발 변화에 대해서도 저자는 보수적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지금까지의 흐름을 바꿀만한 파괴력은 갖추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기계가 인간의 일을 대신한 것이 200년 이상 계속 되었고, 컴퓨터가 인간의 일을 대신한 것이 50년 넘도록 계속되어 왔다는 점이다. 일부 일자리들이 사라졌다고 해도 2015년에 미국의 실업률이 거의 5%까지 떨어지는 기세는 막지 못했다. 따라서 고용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 늘어나겠지만 2004~2014년 동안 관측된 노동생산성의 낮은 성장률은 계속 되리라고 예측한다. 테크노 낙관론자들은 인간을 대신하는 기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미래의 생산성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반면 일자리를 없애고 대량 실업 사태를 야기하는 비관적인 예측을 내놓는다. 반면 테크노 비관론자들의 견해는 여러 차원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이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과거 10년동안  거시 경젱에 미친 로봇이나 인공지능의 영향이 대단치 않았으며, 경제의 여러 분야에서도 인간과 기계의 상호 작용의 변화가 느렸다는 것을 강조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에 역대급 기술 혁신을 몰고올 것이란 전망을 거부하는 저자의 주장은 창업 열기에도 적용된다.  일부 신생 기술 기업들의 등장으로 창업이 활기를 띄고 있는 듯 하지만 숫자만 보면 현실은 그 반대다.

창업한지 5년이 안된 신생 기업의 비율은 1978년 14.6%였지만, 2011년에는 8.3%로 줄었다. 2011년이면 폐업하는 기업들의 비율이 8~10%의 범위내에서 꾸준히 유지되던 시기였다. 2008~2009년의 금융 위기 이전에도 이미 신생 기업의 진입 비율은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직원들 수로 측정하면 5년 이하의 기업들이 차지하는 고용 비율은 1982년  19.2%였지만, 2011년에는 10.7%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런 감소세는 유통과 서비스 분야 곳곳에서 나타났고, 2000년 이후에는 하이테크 부문에서도 신규 기업이나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의 비율이 크게 줄었다.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는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으로 생산성 측면에서 저성장 기조를 뒤집기는 역부족이라는 주장들에 기반한다.  저자는 일부 우려만큼 일자리가 큰폭으로 감소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예전처럼 생산성 향상의 혜택이 많은 이들에게 돌아가는 일도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사회 구조에 변화가 없다면 4차산업혁명이 몰려와도 저성장이 계속되는 뉴노멀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국가 시스템을 어떻게 바꿔야할까? 저자는 현재의 상황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역풍을 퇴치하기 위한 정책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우리에게 ‘결과의 평등’을 위해 세금 체제의 누진성 강화, 최저임금 인상, 근로소득 지원세제 등을, ‘기회의 평등’을 위해 영유아 교육 기회 확대, 중고등교육 강화, 퇴행적 규제 완화 등을, 인구 및 재정 역풍에 맞서기 위해 이민 정책의 재고와 세제 개혁 등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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