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에게 아이폰은 어떤 존재인가?

2009년인가, 2010년인가, 회사로부터 아이폰3gs를 받았고  출입처분들과 저녁 약속이 있어 나갔는데...

참석한 이들과의 대화는 살짝 오버하면 아이폰으로 시작해 아이폰으로 마무리됐다. 참석자 6명 중 1명 빼고 다들 아이폰으로 바꿨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피처폰을 쓰고 있던 그 1명은 무척이나 소외감을 느꼈지 싶다. 표정 관리 하느라 에너지 좀 뺐을 듯.

아이폰에 대해 뭔 얘기를 그렇게 했느냐고? 대부분 앱 얘기였던 것 같다. 그 앱 깔아봤냐?, 이 앱 어떠냐?, 그런 앱도 있다더라, 서로 같은 앱을 쓰고 싶으면 앱에 대해 감탄사 섞고 공감어린 표정을 지어주며 이런저런 얘기 더 주고받고..

처음 접한 아이폰은 정말로 새로운 세계였다. 이렇게 좋은 게 있었다니.. 그전까지 애플 제품을 한번도 써본적이 없고, 써봐야겠다는 생각도 별로 하지 않았던 나로서도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창조한 새로운 모바일 경험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역시 스티브 잡스가 하면 다르다, 또 다를 것이다는 고정관념(?)도 품게됐다.

벌써 5년 가까이 된 일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아이폰을 쓴다. 2년반전 아이폰3GS에서 아이폰5로 바꿨는데, 지금으로선 다른  제품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종종 저렴한 샤오미 제품 사서 약정없이 쓸까도 싶지만, 안드로이드의 생소한 UI를 떠올리니 행하기는 망설여지는게 사실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아이폰을 계속해서 쓰고 있지만, 아이폰을 처음 쓸 때의 감흥도 여전한가?하고 물으면 '아니올씨다'이다.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와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금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애플이라고 해서 그게 다를 게 없다. 지금도 애플의 디테일은 대단하다 싶지만, 5년전 지인들과 공유했던 감흥을 기대하기엔 애플 제품은 이제 너무나 익숙해진 존재가 됐다. 조금 달라졌다고 해도 그대로인 듯 느껴진다.

스마트폰을 쓰는 나의 습관도 많이 달라졌다.

고백하자면 천성이 디지털 덕후와는 거리가 멀고, 귀차니스트과에 가까운 나는 이제 새로운 앱이 나와도 별로 깔고 싶지가 않다.  새로운 앱 나온거 없나 찾아보려는 노력도 거의 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래도 앱스토어 순위도 살펴보고 그랬었는데, 요새는 누군가 이런앱이 좋다는 해줘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요즘 내가 반복해서 쓰는 앱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코레일, 라인, 애플 팟캐스트 앱, 피들리, 다음지도앱, 신한은행앱, 마포도서관앱, 리멤버 정도다. 어것 저것 깔린 것은 좀 더 있는데 거의 안 쓰는 것 같다.

이걸 어떻게 봐야할까?

일각에서 나오는 얘기처럼  애플을 포함해 스마트폰의 혁신은 사라진 것인가? 또 통화하고 문자 보내고 인터넷 서핑 용도로 아이폰을 많이 쓰는 내 입장에서 앞으로 아이폰6S나 6S 플러스로 굳이 바꿔야 하는 것일까? 아이폰6S로 바꾼다고, 내 모바일 사용 습관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누군가는 나의 이런 의문에 "나이먹어서 그런 것"이라며 "쓸데 없는 고민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살라"는 결론을 내려줬다.  그래 아마 나이 먹은게 가장 큰 이유이지 싶지만,  100% 나이탓으로만 돌리고 싶지는 않은데...

개인적으로 요즘  머신러닝에 기반한 모바일 경험의 진화를 많이 주목하고 있다. 나같은 사람에게는 그런게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느껴질것 같은데, 그러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에 달라질만한게 뭐 없나 살펴보고 있으니, TV가 눈에 들어온다.  이번에 애플의 신제품 발표 행사를 보면서, 그리고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개인적으로 TV 사용 경험 변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지금의 나에게 IPTV는 아이폰이 나오기전의 휴대폰과 같은 존재다. 어떻게 이렇게 불편할수가 있을까는 생각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가격대가 싼 서비스 상품에 가입해서인지 검색 기능도 너무 불편하고, VOD 하나 보려고 해도 여러번 클릭해야 한다. 개인화 서비스가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체감하기는 어렵다.  나도 그러한데, 일흔을 넘긴 우리 어무니께선 오죽하시겠는가? 가끔 올라오시는 어무니는 아예 리모콘 만지시는걸 어려워 하신다.

통신사나 케이블 TV업체 UX 담당자들은 다들 뭐하시고 있다는 말인가? 서비스좀 단순하고 쉽게 쓸수 있게 만들어주면 안되나? TV 서비스 경험도 결국 넷플릭스가 들어와서 판을 흔들어놔야,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것인가? 누가 하든 지금은 좀 TV 경험을 확  바꿔줬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모바일의 혁신은 이정도면 됐다. 혁신은 이제 TV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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