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왜 아이폰을 미국에서 만들지 않는거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건에서 벌어진 엘리엇과 삼성과의 갈등은 삼성이 이제 주주자본주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IMF 사태전까지만 해도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은 주주들의 압박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 주식 시장을 통해서보다는 은행 대출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IMF 이후 상황은 급변한다.

금융시장 개방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높아졌다. 삼성전자도 이미 외국인 지분이 절반을 넘는다. 그러나 지금까지 외국인 주주들이 삼성에 대해 크게 태클을 걸지 않았다. 주가가 계속해서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주가 상승 속도가 예전같지 않고, 지배 구조 차원에서 삼성이 추진하는 변화들에 대해 주주들이 개입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다. 엘리엇도 그런 사례로 비춰진다. 주주 이익을 강화하라는 주주들의 요구는 삼성경영진들을 점점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엘리엇전에는 소버린과 론스타가 있었고, 유사한 사례는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이종태 기자가 쓴 ‘금융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에 따르면 초국적 자본의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한다고 해도 다른 차선의 길이 있다. 의미있는 주주로서 경영권 불안정의 상황을 유지하기만 한다면, 재벌 가문은 제발 저린 강아지처럼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보답한다.

애플역시 주주자본주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스티즈 잡스 사후 애플 역시 점점 주주 친화적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금융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에 있는 내용을 간추려 봤다.

"실제 아이폰 만들기는 거의 미국 밖에서 더 이뤄진다. 아이폰의 플래시 메모리는 일본 도시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한국의 삼성, 카메라 모듈은 독일 인피니언에서 생산한다.  그리고 이런 부품들은 중국 광둥성 선전에 있는 폭스콘 공장으로 실려가 완성품으로 조립된뒤 다시 해외에 수출된다. 폭스콘은 타이완의 대형 전자 업체다. 이처럼 아이폰은 여러 나라의 기업이 얽힌 , 지구적 차원의 분업을 통해 만들어진다.스티브 잡스가 가혹한 노동 착취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혹은 잡스는 왜 폭스콘의 아이폰 조립 라인을 조국으로 가져와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않는 것일까? 그가 돈밖에 모르는 수전노라서? 그렇지는 않다. 역정의 인생 이력, 선을 즐겼던 고결한 취향, 쿨한 이미지 등을 생각할 때 잡스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잡스가 그렇게 밖에 행동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아시아개발은행 연구소 보고서는 애플이 중국의 조립 라인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을 선택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물론 미국의 임금 수준은 중국보다 훨씬 높으므로, 애플의 수익률은 64%에서 50%로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50%도 매우 높은 수치다. 그래서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는 조립 라인의 미국 이전이 애플의 거대한 수익을 미국 저숙련 노동자들과 공유하면서 대중 무역 적자도 줄일 수 있는 기회의 사회적 책임아로 주장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시스템 차원의 엄청난 장애물이 있다.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보고서는 주주들의 반대를 거론한다. 주주들에게는 인류애가 없다. 애국심도 없다. 사회적 책임도 없다. 주주들의 소망은 단순하고 직선적이다. 투자한 주식의 가치가 짧은 시간내에 크게 오르면 된다. 잡스가 만약 폭스콘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거나 조립 라인을 미국으로 옮겨 애플 주가를 떨어뜨렸다면 그는 주주들의 반란으로 CEO 자리를 박탈당했을 것이다.

물론 잡스가 살아있을때 애플은 주주를 무시하는 기업으로 유명했다. 애플엔 현금이 많았다. 그러나  잡스는 주주들에게도 매우 까칠한 인물이라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꺼렸다. 말하자면 애플은 주주들보다 경영진의 기득권을 중시하는 나쁜 회사였던 것이다. 애플뿐 아니라 야후, 구글, 아마존등 실리콘밸리 출신 테크자이언트들은 대체로 투자자에게 인색한 편이었다. 엄청난 수익을 올려도 배당보다는 연구 개발과 인수합병이 투자했다.

스티브 잡스가 중국 노동자들을 악랄하게 착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 역시 주주들에개한 개인적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주주자본주의라는 세계적인 질서에 포획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잡스가 사망하자, 애플 경영진들은 주주중시 정책을 일부 채택한다. 3년동안 배당 및 자사주 매입으로 450억달러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야후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2011년 9월 헤지펀드인 서드 포인트 캐피털은 야후 주식 5.8%를 매입한 뒤, 대주주 자격으로 이사진을 퇴진시켰다. 창업자인 제리양도 몰아냈다. 그리고 서드 포인트 캐피털의 대니얼 로앱 대표는 자신의 부하격인 제르 주커 NBC유니버셜 전 사장 3명과 함께 야후의 신임 이사가 된다.  2012년 5월엔 당시 야후 회장은 스콧 콤슨의 컴퓨터공학 학위가 허위라고 폭로해서 몰아낸다. 그 다음 구글 출신의 마리사 마이어를 야후 회장으로 앉힌다.  마이어가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은 야후의 해외 자산 매각이다. 야후는 알리바바 지분 을 76억달러에 팔고, 세금 낸뒤 남은 43억달러 중 30억달러를 주주들에게 돌리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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