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속에 비친 생사를 가르는 관계의 힘

예전에 지인과 수다를 떨던 중, 페이스북에서 까칠하게 댓글을 다는 사람들에 대해 얘기했던 적이 있다. 내가 제시한 해결 책은 그 사람을 어떻게 해서든 한번 만나보는 것이었다.

얼굴을 트고 나면 가급적 불편한 얘기 하기 힘들어지는게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신영복의 담론을 읽고나니 나의  해결책은 관계의 힘을 꽤나 얄팍하게 응용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담론에는 맹자 곡속장의 이양역지편에 있는 양과 소를 바꾼 이야기가 담겼는데,  관계가 갖는 엄청난 힘을 느끼게 해준다. 관계는 사회적 연대의 인프라였다.  책을 인용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한다.

맹자가 인자하기로 소문난 제나라 선왕을 찾아가서 자기가 들은 소문을 확인합니다. 소문은 이런 것입니다. 선왕이 소를 끌고 지나가는 신하에게 묻습니다. "그 소를 어디로 끌고 가느냐?" "혼종하러 갑니다" 혼종이란 종을 새로 주조하면 소를 죽여서 목에서 나오는 피를 종에 바르는 의식입니다. 소는 제물로 끌려가고 있었던 것이지요. 아마 소가 벌벌 떨면서 눈물을 흘렸던가 봅니다. 임금이 "그 소 놓아주어라"고 합니다. 신하가 "그렇다면 혼종을 폐지할까요?" "혼종이야 어찌 폐지할 수 있겠느냐. 양으로 바꾸어서 제를 지내라"라고 했다는 소문이었습니다. 요컨대 소를 양으로 바꾸라고 지시한 적이 있는가를 확인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일이 있었다고 하자, 왜 바꾸라고 하셨는지 그 이유를 묻습니다. 벌벌 떨면서 죄 없이 사지로 끌려가는 소가 불쌍해서 바꾸라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양은 불쌍하지 않습니까? 양도 불쌍하기는 만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백성들의 험담처럼 큰 것을 작은 것으로 바꾼 인색함 때문이 아니었던 것 역시 분명합니다. 맹자는 선왕 자신도 모르고 있는 이유를 이야기 해줍니다.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까?

소를 양으로 바꾼 이유는 양은 보지 못했고 소는 보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맹자의 해석이었습니다. 우리가 맹자의 이 대목에서 생각하자는 것은 본 것과 못 본것의 엄청난 차이에 관한 것입니다. 생사가 갈리는 차이입니다. 본다는 것은 만남입니다. 보고, 만나고, 서로 아는, 이를테면 관계가 있는 것과 관계 없는 것의 엄청난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이 곡속장이 바로 그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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