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은 과연 애플에게 어울리는 리더인가?

인사이드 애플이란 책을 읽으면서 느낀 생각중 하나. 고 스티브 잡스가 자신과는 많은 면에서 다른 성향인 팀 쿡을 후계자로 세운 까닭은 무엇일까?

일단 팀 쿡의 스타일을 알아두는게 좋겠다. 팀 쿡은 컴팩과 IBM을 거쳐 98년 스티브 잡스의 제안을 받고 애플에 합류했다. CEO가 되기전 직함은 COO였다. 그는 스티브 잡스가 그닥 높게 평가하지 않는 MBA 출신이다. 애플을 상징하는 창조성과는 거리가 먼 백그라운드로 볼 수 있다. 공급망을 포함해 각종 관리의 전문가로 통한다.

일하는 건 거의 중독자 수준. 일벌레가 가득한 애플에서도 팀 쿡은 A급 일벌레로 통한다. 모든 것을 하나하나 챙긴다는 점에서 마이크로 매니저로 분류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 엄청난 폭과 깊이의 자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억력도 좋아, 사소한것도 챙기는 성향이다. 스프레드시트도 잘하는데다 기술에 대해서도 거의 빠꼼이 수준이라고.

인사이드 애플에 언급된 내용을 보면 팀 쿡은 쉽게 포기하거나 당황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는 얘기도 있다. 툭하면 감정을 드러내는 스티브 잡스와는 딴판이라 하겠다.

협상력도 갖춘 듯.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때 팀 쿡은 세계 이동통신 회사와의 협상을 진두지휘했다. 생활 측면에서는 검소한 편이다. 돈은 스스로에게 동기 부여를 해주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결혼은 하지 않았고 특별히 교제하는 사람도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팀 쿡은 스티브 잡스 시절에만 해도 외부에 크게 드러난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안살림은 대부분 그의 몫이었다. 미스터 백오피스라는 닉네임이 괜히 붙은게 아니었다. 스티브 잡스와 충돌하지도 않았던 듯. 그를 충실해 보좌했다는 평이다.

스티브 잡스는 혁신자라기 보다는 뛰어난 매니저에 가까운 팀 쿡을 왜 후계자로 세웠을까?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스티브 잡스는 팀 쿡이 자신이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애플의 DNA를 앞으로도 잘 유지해줄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다. 창조성을 믿고 애플의 DNA를 뒤흔들려는 사람보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관리해줄 후계자라 필요하다고 보지 않았을까? 새로운걸 하지 말고 지금까지 하던걸 잘하자는 측면에서 보면 애플 CEO는 팀 쿡을 위한 자리일지 모른다.

결과는 지금까지 나쁘지 않다. 스티브 잡스 사후에도 애플 주가는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으니...

하지만 팀 쿡이라고 해서 야심이 없을까? 스티브 잡스와는 다른 자신만의 색깔도 조금 애플 DNA에 넣고 싶어 하지 않을까? 지금처럼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회사로 승승장구하고 있다면 말이다.

앞으로 어떨지는 누구도 판단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스티브 잡스와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가 없어 보이는 팀 쿡이 애플을 지금까지 그랬던 것 처럼 스타트업과 같은 속도로 이끌지를 주목하고 있다. 잡스와 팀 쿡의 명령은 내부에서 동급으로 받아들여지겠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스티브 잡스의 제왕적 리더십은 팀 쿡 체제에서도 유효하겠느냐는 것이다.

팀 쿡은 관리의 대가인 만큼, 애플을 보다 프로세스 중심적으로 바꿀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애플에는 예전과 달리 관료적인 문화가 강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애플은 예전의 애플이 될 수 있을까?

#인사이드애플 후기 및 강연정리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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