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NHN을 위한 변명

어제 한 편의 기사가 IT 바닥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동네 조기축구회' 발언으로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대체적으로 비난성 여론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해진 "편해서 네이버 왔다는 직원에 억장 무너져"CEO 투데이 - 李 의장, 사내 강연서 질타

적군이 철갑선 300척이면 우리는 목선 10척 밖에 없어

'퍼스트무버'였던 소니·노키아, 치열함 없어 한순간에 몰락

이 의장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아무리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의 창업자라 할지라도 혼자서 이만큼의 성과를 이끌어 내진 못한다. 음이든 양이든 함께 하고 따른 임직원들의 노력과 의지가 있었기에 오늘의 네이버는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파장에 대해서는 NHN 개발자들은 왜 떠나는가?에서 다뤘기에 부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는 있을 수 있다.

먼저, 발언이 기사화되면서 의도가 곡해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어느 CEO가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직원 탓만 하겠는가? 혁신을 강조하다 보니 일정부분 강한 표현이 들어갔고, 이를 글로 옮기면서 그러한 표현이 강조되었을 수 있다. 또한 직원 탓을 하기 전에 먼저 경쟁 환경의 변화와 경영진의 책임을 거론하는 게 순리다. 이 부분이 기사화되면서 삭제되었을 수 있다. (실제로 핵심과 기자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거르다보면 종종 발생하는 일이다. 그게 언론의 현실이고 ...)

아울러, 직원 책임 문제도 성역은 아니다.

이 의장의 발언을 꼬집기 전에 네이버의 위기론이 사실이라면, 경영진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회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자의든 타의든 직원들도 이에 동조를 한 것이고, 일부분이라 하더라도 '편한 조직'이라는 심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다. 모든 것을 경영진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비난은 쉽다. 하지만 실행은 어렵다. 이 의장을 비롯한 경영진도 급성장한 회사의 방향에 대해 무수한 고민을 했을 것이다.

NHN의 이같은 진통은 어찌보면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문제(성장엔진의 부재)를 파악했다.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생겼다. 이제 해결하는 방법만 찾으면 된다. 적어도 현재는 경영진의 방법과 직원들의 방법이 다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NHN의 조직은 아직 튼튼하다. 적절한 상황판단과 의사결정만 이뤄진다면 임직원의 뜻을 하나로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아직 '네이버의 추락'을 논하기엔 이르다.

SNS 반응도 다양한데, 그 중 신수정 인포섹 CEO의 트윗이 눈길을 끈다.

https://twitter.com/#!/shinsoojung/status/191855412822290434

이 의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보다 소통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질책만 할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직원의 눈높이에서 직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논점이 살짝 다를 수 있지만, 다음 기사도 눈길을 끈다.

NHN이 대기업이 아니라는 착각 - 딜라이트닷넷NHN이 파괴적 혁신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직원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NHN이 이미 대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

벤처의 자세로 돌아가는 것이 답은 아니라는 조언이다. 현재의 위치 그대로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찾으라는 얘기다. 규모가 커짐에 따라 대기업화 관료화 과정을 거치면서 회사는 변해야 한다. 더이상 벤처일 수만은 없다.

사업 전략의 변화도 필요하다. 아래 페이스북 댓글에 나타난 따끔한 비판을 들어보자.

'가두리 양식장'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 IT 생태계를 일구는 작업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 네이버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 다 잘 살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네이버가 진정 사는 길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一紅)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지 않고 인간도 10년 이상 권세를 잡는 법이 없다는 말이다. 하물며 인터넷 기업이 10년 이상 시장을 지배한 적이 있었던가? 네이버가 과연 권불십년을 넘어설 수 있을런지 지켜보자.

[관련 글] NHN 개발자들은 왜 떠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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