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미디어를 향해 핀터레스트가 몰고 올 위협

플랫폼전문가그룹(PAG)에서 주최한 'Pinterest로 보는 소셜서비스 전략 분석' 세미나에 참석한 뒤 내내 마음이 편치 못하다. 세미나를 듣기 전에는 단순히 여성층을 공략한 특화된 SNS 정도로 여겼던 핀터레스트가 큐레이션을 무기로 내 밥그릇을 빼앗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징조를 간파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포털에 빼앗긴 유통권 때문에 골치 아픈데 이제는 편집권까지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무슨 말인고 하니 ... 과거로부터 현재, 미래의 뉴스 콘텐츠 유통 구조는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기자가 콘텐츠를 생산하고 언론사가 편집(게이트키핑)을 한 뒤, 종이에 인쇄된 신문을 통해 배급하는 전통적인 유통 구조를 100여 년간 유지해 왔다. 생산-편집-유통을 모두 언론사가 도맡았고, 이로 인한 사회적 책임도 언론사 스스로 졌다.

9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언론사의 온라인화가 이어졌다. 그러면서 포털(혹은 검색)이 뉴스 콘텐츠의 유통을 맡게 됐다. 국내의 경우 네이버의 뉴스캐스트가 대표적인 예다. 사람들은 더이상 신문을 사보기보다 포털이나 검색을 통해 뉴스를 접하기 시작했다. 생산과 편집을 통한 아젠다 설정은 여전히 언론사가 하지만 최종적으로 독자에게 전달되는 채널은 언론사가 아니다. (이로 인한 종속성 이슈는 논외로 하자)

소셜 시대에 접어들면 한 술 더 뜬다.

포털에 이어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가 뉴스 콘텐츠 유통을 떠안기 시작했다. 거기다 핀터레스트, 스포티파이와 같은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콘텐츠 편집권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언론사는 뉴스 콘텐츠 생산만 전담할 뿐, 편집과 유통은 소셜에 의지하게 된다. 엄밀히 말하면, 블로거의 등장으로 이미 콘텐츠 생산의 영역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사도 하나의 비즈니스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생존 자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변화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 변화를 더이상 언론사가 주도하지 않는다. 사용자와 트랜드가 변화를 주도하고 있고 언론사는 그저 쫓아가기에도 바쁜 그런 형세다.

"여성향 소셜 쇼핑 서비스에 가까운 핀터레스트가 어떻게 뉴스 산업을 몰아세울 수 있나?"라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다. 물론 핀터레스트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제2, 제3의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가 그 역할을 맡을 것이다.

문제는 언론사 스스로의 변화에 달렸다.

소셜화 추세가 뉴스 산업의 '적'이라는 피해의식보다는 트랜드를 받아들이고 새롭게 소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다 다양한 실험과 시도가 필요하다. 콘텐츠와 서비스의 결합도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 독자들은 이미 바뀌고 있다. 아니 바뀌었다.

한가지 희망이 있다면 ... 다수 언론사가 변화와 혁신의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10여 년 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진출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경험과 교훈 말이다. 이 경험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 변화에 맞서기보다 기꺼이 받아들이고 소화하는 현명함이 이 시대 언론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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