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이전은 경영 전략이다

 
By 2012년 6월 20일 

말도 안되는(?) 제목을 보고 클릭한 분들이 있다면 오해 없기 바랍니다. 낚시성 글을 올리려고 이런 제목을 뽑은게 아닙니다.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나름 고민하고, 고민한 결과물입니다.

정말로 사무실 이전이 경영전략이냐고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근거도 있습니다.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 : 서울과 지방, 그 경계를 넘는 특별한 도전’이란 책을 보면 다음의 이재웅 창업자는 제주 이전에 대해 서울에서는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아서라고 밝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글로벌 서비스를 만드는 데는 서울보다는 제주가 낫다는 것이지요. 사무실에 칸막이만 있어도 좋겠다는 소박한 꿈을 갖고 살아가던 저에겐 참으로 인상적인 멘트였습니다.

다음의 제주도 이전의 회사의 경쟁력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직원들이 서울에 있을때보다 창의적으로 바뀌었는지도 저로선 알수가 없지요. 이 글을 읽는 다음 직원분들이 댓글로 한말씀씩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재웅 창업자의 발언을 보면 다음이 제주도로 간 까닭은 무턱대로 제주도가 좋아서도 아니고 땅값이 싸서도 아니었습니다. 더 나은 비즈니스를 위해서였습니다. 경영전략이었죠. 사무실 이전은 경영전략이라는 이상한 제목의 근거인 것입니다.

근거는 또 있습니다. 바로 제니퍼소프트입니다. 애플리케이션 성능 관리(APM) 소프트웨어쪽에선 내공을 알아주는 국내 업체죠. 이 회사는 최근 파주 헤이리로 회사를 옮겼습니다. 3년여간 준비한 프로젝트입니다.

서울에서 차로 가면 30~40분걸리는 헤이리인데, 사무일 이전은 경영전략이란 이상한 제목의 근거가 될 수 있냐고요? 그렇습니다. 제니퍼소프트에 가서 직접 본 느낌을 담은 디지털데일리 심재석 기자의 글을 한번 보시지요.

국내에도 이런 회사가…회사를 휴양지로 만든 제니퍼의 유쾌한 도전-디지털데일리
또 사옥 지하에는 수영장을 만들고, 1층에는 정원과 카페를 구성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사내 유치원을 만들어 아이들이 아빠, 엄마와 함께 문화예술 환경에서 생활한 후, 저녁이 되면 함께 퇴근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저도 19일 제니퍼소프트를 다녀왔습니다. 말처럼 수영장까지 갖추고 있더군요. 놀라는 분들이 많을 듯 싶습니다. 물론 “그래, 공간이 남고 돈도 좀 있으니 수영장을 만들수도 있겠지”하고 쿨하게 , 또는 삐딱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테고요.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이원영 제니퍼소프트 대표는 수영하는 것도 업무로 인정한다고 합니다. 근무중에 뻐근하면 수영장에서 몸 좀 풀고와서 일해도 된다는거죠.

이쯤되면 이원영 대표는 CEO인지 복지시설 운영자인지 헷갈립니다. 제니퍼소프트 사례를 나눔이 취미고 돈도 많은 CEO가 직원들에게 배푸는 자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을 것 같은데, 기업 조직론에 관심이 많은 저에겐 자선 보다는 투자라는 단어가 어울려 보입니다.

오랫동안 만나온 이원영 대표는 비즈니스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친절하고 겸손하면서도 차갑다는 인상도 좀 풍기지요. 결코 만만한 사람은 아닙니다. 만나 보시면 압니다^^

이원영 대표가 직원들에게 많이 퍼주는(?)것은 비즈니스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그는 신자유주의를 지배하는 DNA인 주주자본주의와 거리를 둡니다. 그에게 주주자본주의는 과거의 패러다임입니다. 독서를 즐기는 그는 기업 경영에서 주주자본주의가 강조하는 단기 이윤 추구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둡니다.(적어도 저와 얘기할때는 그랬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누리는 삶의 질을 중요하게 보는 겁니다. 직원들에 대한 투자는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기 위한 경영전략인거죠.

제니퍼소프트의 사례가 이상한 취향의 CEO가 만들어내는 화제성 뉴스로 다뤄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전술 중 하나로 비춰지기를 바랍니다. 봉급쟁이들 입장에서 이런 투자가 점점 늘어나야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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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T! 블로거 | 전직 출판기획자, IT기자, 축구, 책, 산, 금연 그리고… | @delight412